쇼핑백으로 정리 수납함 만들기

쇼핑백은 버리기 아까워 모아두지만, 막상 다시 쓰려고 하면 쓸 일은 많지 않다. 크기별로 접어둬도 손잡이가 엉키고, 아래쪽에 깔린 쇼핑백을 꺼내려면 전부 들어내야 한다. 상태가 괜찮은 쇼핑백 몇 장은 옷장이나 선반에 넣는 작은 정리함으로 바꿔 쓸 수 있다.
다만 모든 쇼핑백이 정리함 재료로 적당한 것은 아니다. 얇은 종이봉투에 무거운 물건을 담으면 바닥이 벌어지고, 코팅된 쇼핑백을 습한 곳에 두면 표면이 들뜨기도 한다. 무엇을 넣을지 정한 뒤 재료를 골라야 오래 쓸 수 있.
바닥을 펼쳤을 때 네모 모양이 잡히는 쇼핑백이 낫다
정리함으로 쓰기 편한 쇼핑백은 바닥 폭이 넓고 옆면에 접힌 선이 있어야 다. 바닥을 펼쳤을 때 스스로 네모난 모양이 잡히면 별도의 골판지를 넣지 않아도 어느 정도 형태가 유지된다.
얇고 반들반들한 종이는 접은 자리가 쉽게 갈라질 수 있다. 반대로 백화점이나 의류 매장에서 받은 두꺼운 쇼핑백은 옆면을 안쪽으로 접었을 때 상자처럼 모양이 잡힌다. 손으로 눌렀을 때 바로 휘어지는지, 접힌 선 주변이 이미 찢어져 있는지도 살펴본다.
종이 냄새나 향수 냄새가 강하게 밴 쇼핑백은 속옷이나 스카프 보관용으로 쓰지 않는 편이 낫다. 바닥에 얼룩이 있거나 비에 젖었던 쇼핑백도 빼는 것이 좋. 겉이 멀쩡해 보여도 안쪽 종이가 울어 있다면 물건을 넣었을 때 쉽게 주저앉는다.
높이는 한 번에 자르지 말고 접어서 먼저 맞춘다
쇼핑백을 바로 잘라버리면 옷장 칸보다 낮아지거나, 물건이 옆으로 튀어나올 수 있다. 넣어둘 자리에 쇼핑백을 먼저 대보고 필요한 높이를 표시한다. 양말이나 손수건은 낮게, 모자나 작은 가방은 조금 높게 남기는 식으로 달라진다.
높이를 정했다면 손잡이를 제거하고 윗부분을 안쪽으로 접는다. 쇼핑백 바닥 폭만큼 접으면 테두리가 두 겹이 되어 얇은 종이도 조금 단단해진다. 접힌 선을 손톱으로 세게 누르면 코팅이 벗겨질 수 있으므로 자나 카드처럼 평평한 물건으로 눌러 모양을 잡는다.
종이가 두꺼워 안쪽으로 잘 접히지 않을 때는 네 모서리에 짧게 칼집을 낼 수 있다. 칼집은 접을 높이까지만 내고, 바닥 방향으로 길게 자르지 않는다. 작업할 때는 쇼핑백 안에 두꺼운 종이나 폐상자를 받쳐 바닥과 책상이 함께 긁히지 않게 한다.
접어 넣은 테두리가 자꾸 올라오면 안쪽 면에 투명테이프나 종이테이프를 붙인다. 테이프를 바깥쪽까지 감으면 먼지가 달라붙고 모양도 지저분해질 수 있어 안쪽에서만 고정하는 편이 깔끔하다.
손잡이를 다시 달 때는 무게를 기대하지 않는다
서랍처럼 앞으로 당겨 쓰고 싶다면 잘라낸 손잡이를 짧게 다시 달 수 있다. 쇼핑백 앞면에 작은 구멍 두 개를 내고 끈을 통과시킨 뒤 안쪽에서 묶는 방식이다. 구멍 주변에는 테이프를 한 겹 붙여 종이가 찢어지는 것을 줄인다.
이 손잡이는 정리함을 살짝 앞으로 끌어낼 때 다. 물건을 가득 담은 상태에서 손잡이만 잡고 들어 올리면 구멍이 커지거나 끈이 빠질 수 있다. 특히 종이끈보다 리본이나 얇은 면끈이 달린 쇼핑백은 당기는 힘에 약하다.
손잡이가 없어도 정리함 앞쪽을 반원 모양으로 조금 잘라내면 손가락을 넣어 꺼낼 수 있다. 자른 부분은 종이 단면이 거칠 수 있으므로 테이프로 감싼다. 옷이나 스카프가 직접 닿는 정리함이라면 이 처리가 필요하다.
가벼운 물건을 종류별로 나눌 때 가장 잘 맞는다
쇼핑백 정리함은 양말, 손수건, 스카프, 얇은 모자, 에코백처럼 가벼운 물건에 어울린다. 옷장 아래 남는 공간에 넣거나 선반 위에 나란히 두면 서랍이 없는 칸도 나눠 쓸 수 있다.
니트나 청바지를 여러 장 넣으면 종이 옆면이 벌어질 수 있다. 화장품 병, 세제, 공구처럼 무게가 있고 액체가 샐 수 있는 물건도 맞지 않는다. 종이는 한 번 젖으면 강도가 크게 떨어지므로 욕실이나 싱크대 아래처럼 습한 장소에서는 플라스틱 수납함을 쓰는 편이 안전하다.
모자를 보관할 때는 챙이 접히지 않을 만큼 넓은 쇼핑백을 고른다. 비슷한 크기의 쇼핑백 두 개를 겹쳐 넣으면 옆면이 단단해지지만, 안쪽 쇼핑백이 너무 작으면 바닥이 뜨고 물건이 기울어진다. 바닥과 모서리가 서로 잘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완성한 정리함에는 앞쪽에 내용물을 적어둔다. 종이함은 안이 보이지 않아 무엇을 넣었는지 잊기 쉽다. 이름표 하나만 붙여도 여러 칸을 뒤지지 않게 된다.
쇼핑백 정리함은 오래 쓰는 가구를 대신하는 물건이라기보다, 수납 방식이 나에게 맞는지 미리 써보는 용도에 가깝다. 몇 달 써본 뒤 자주 꺼내고 형태도 잘 유지되는 칸이라면 그때 규격에 맞는 수납함을 구입해도 늦지 않다.
| 관리자의 말 : " 딱 3장만 꺼내서 지금 바로 접어보는 게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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