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주를 처음 공부하면 “공망에 걸리면 그 글자는 없는 것과 같다”는 말을 꽤 일찍 듣게 됩니다. 재성이 공망이면 재물이 없고, 관성이 공망이면 직장이 없고, 배우자를 나타내는 글자가 공망이면 배우자 인연이 없다는 식으로 이어지는 풀이도 흔합니다. 이렇게 읽으면 실제 명식 앞에서 금방 문제가 생깁니다. 공망에 해당하는 지지는 원국에 분명히 앉아 있는데, 그걸 통째로 지워 버리면 월령의 계절 조건도, 지장간도, 합·충도, 대운에서 오는 작용도 같이 사라지거든요. 저는 공망을 글자가 있느냐 없느냐를 가르는 개념이 아니라, 그 글자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일하는지를 보는 보조 조건으로 읽는 쪽이 훨씬 자연스럽다고 생각합니다. 계절과 월령을 앞에 두는 난강망이나 《궁통보감》의 관점에서는 더욱 그렇고요. 공망은 무엇을..